OPEN MIND

“주님은 나의 전부”

2003년, 중학교 2학년의 어린 나는 한 친구의 손에 이끌려 처음 한인교회를 가게 되었다. 한창 유학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 했던 나에게 나를 반겨주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좋았다. 그래서일까, 첫 예배가 끝날 무렵 목사님의 기도시간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때만 해도 그저 나는 새로운 환경에 홀로 내던져진 한 어린 아이의 나약함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때의 그 눈물은, 나에게 만나서 반갑다고 손짓하는 하나님의 그 따스했던 한마디 인사말에 흘러나온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주님과 처음 만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유학생활에 적응을 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며 나를 반갑게 맞이하셨던 하나님에 대한 기억을 까맣게 잊었다. 나에게는 나와 함께 하는 친한 벗들이 있었고 세상에는 재밌는 것들이 많음을 인지한 어린 나는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처음, 주님을 떠났다.

2008년, 스무 살이 된 나는 다른 장소에서 유학을 시작했다. 새로운 환경에 다시 적응을 시작하려니 힘들었다. 우연히 한인교회에서 코스타 수련회를 가게 되었다. 거기서 기도하면서 인간의 간사함을 처음으로 느꼈다. 나는 배부르고 따뜻할 때는 주를 찾지 않다가 오로지 배고프고 추울 때만 주를 찾았다. 하지만 떠난 것은 “나” 이고 주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묵묵히 기다려 주셨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래서 주님께 잘못했다고 회개기도를 했다. 그때 주님은 나에게 괜찮다며 나의 온 몸에 따스함을 주셨으며 스무 살의 나는 그 따스함에 녹아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나는 그 뜨거움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으며, 그것은 분명 성령께서 나에게 찾아오심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나는 그렇게 뜨거웠던 여름밤, 뜨겁게 주님을 다시 만났다. 그러나 스무 살의 아직 어리고 성숙하지 못했던 나는 금방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여 세상과 친해지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좋아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금방 잊는 세상적이고 악한 인간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 때 나는 주를 찾지 않았으며, 코스타에서의 그 뜨거움을 또한 잊었다. 나는 그렇게 주님을 또 다시 떠났다.

군대를 다녀오고, 20대가 저물어 갈 때까지 서너 번쯤 주님과 또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다. 한창 세상적인 것에 회의감을 느끼던 그 시절 우연히 전도서를 읽었는데 세상이 덧없다는 구절이 다가왔다. 그리고 예전의 수련회나 교회의 기도시간과 달리 어둡고 조용한 내 방 침대 한켠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다. 기도를 하면서 지금까지의 짧은 내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건 세상에 빠져 즐기던 그 순간이 아니라 코스타 수련회 때 주를 만났던 그 뜨거웠던 순간이었다는 것을 알고서 무릎 꿇은 채 주께 조곤조곤 내 생각을 전달했다. 코스타 때처럼 뜨겁지도, 울며불며 떼를 쓰지도 않았다. 그저 덤덤하게, 하지만 내게 와 달라고 침착하게 고백했다. 그 조용한 어둠 속에서 주님은 어김없이 나를 찾아와 주셨고 나는 침착하고 조심스럽게 그분을 다시 맞았다. 사랑도 만남과 이별을 반복 할수록 성숙해진다. 나의 신앙도 그랬다. 나는 이제 그와 더 이상 헤어지고 싶지 않다. 나는 주를 사랑한다. 그리고 조용히 읊조리며 내가 더 이상 주를 찾지 않는다면 주께 나의 모든 것을 가져가 달라고 기도한다. 왜냐하면 내 모든 것을 다 가져간다 해도 주님 한 분만 얻을 수 있다면 그건 잃은 것이기보다 대려 내 모든 것을 얻는 것이다. 이 시간을 통해 주님은 나의 전부라고 고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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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시간 변경 안내(service time change)

  • 3월 3일(3월 첫 주만) 센트럴 주일예배가 영국교회 행사 관계로 오후 3시로 변경되었습니다. 윔블던 예배는 동일하게 오전 10시 30분 입니다.
  • Sunday’s service(3rd, Mar) of Central campus will be held at 3 p.m. due to an English Church event. Wimbledon campus’s service is the same as usual(10.30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