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입교와 세례식이 있다. 보통은 부활주일 한 주 전에 세례식을 하는 데 이번에는 좀 늦었다. 부활절 수련회가 성탄절 수련회 후에 너무 빨리 돌아와서 내가 심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우리교회는 입교나 세례식을 준비할 때 정말 잘 준비해서 하려고 노력한다. 한국에서 사역하면서 세례가 본인의 의사보다는 주변의 권유에 의해서 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서 여기서 처음으로 담임목사로 사역을 시작하면서 정말 분명한 믿음을 고백하는 사람에게만 세례를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보니 준비 공부를 좀 철저하게 하게 되었다.
처음 세례식을 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 때 세례 받는 사람들은 창세기와 4복음서와 로마서와 에베소서를 읽어오게 했고,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그리고 복음과 교회생활과 관련된 성경공부를 5주 동안 했었다. 그리고 구원 간증문도 작성하도록 했다. 그 이후로 교육 과정이 세례 받는 사람들에 맞춰서 하다 보니 항상 동일하지는 않았지만 준비에 정성을 다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수련회를 앞두고 두 개를 한꺼번에 하는 것이 부담이 되어서 5월에 와서야 입교 세례식을 하게 되었다.
이번에 세례를 받는 사람들 중에 어릴 적 한 두 번 외에 난생 처음으로 우리교회를 나와서 예수를 믿은 사람이 있어서 체계적인 성경공부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전에 성경공부 리트릿 때 사용했던 교재의 절반을 4주 동안 가르쳤다. 총 20과 되는 내용을 미리 성경구절을 다 찾아보며 예습을 해 오게 하고 준비모임 때는 각 과에 나와 있는 질문에 답하며 자세히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정말 열심히 준비해 왔다. 그리고 묵상을 통한 하나님의 음성 듣기와 구원 간증문을 첫 모임 때 가르쳐서 4주 동안 실습하고 준비하도록 했다.
다들 학생이라 시험과 과제 등으로 제일 바쁜 5월이었고, 나 역시 토요일에 오전에 전도하고 오후 또 2시간 혹은 4시간 시간을 내서 모임을 인도한다는 것이 부담이 되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예수님을 믿게 되었는지를 듣고, 하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배워가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가 특별히 하나님께서 그들의 삶에 일하시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특권을 누리는 사람 같아서 4주 내내 하나님께 참 감사했다.
모태 신앙인이라고 하지만 지난 1년 간 특별히 은혜를 주셨던 의곤이와 민수, 미국에서 유학하면서 교회를 처음 다니기 시작하다가 작년부터 신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즈음에 런던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확실히 예수님을 믿게 된 신미래, 교회라고는 꿈이있는교회가 처음일 정도로 생소한데도 최근 몇 달 사이에 누구보다 예수님을 열심히 믿게 된 응범이와 소라가 오늘 자신을 삶을 주께 드린다. 오늘은 정말 기분 좋은 날이다. 이들을 지켜보면서 이들을 구원하신 하나님께 함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