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을 무사히 졸업하고 세계적인 무대로 뻗어 나가고 싶었던 나는 다윗이 누군지도 몰랐었고, love와 kindness의 차이를 몰랐던 사람이었다. 친절하게 대해도 그 마음가운데 진심이 없었던 적이 많았다. 그 와중에 나에게 덜컥 들려온 “같이 교회가자” 라는 말, 이것이 나의 신앙생활의 시작이었다.
첫 예배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설교말씀도 찬양도 사람들도 새로워서 뭐가 뭔지 모르니… 그 와중에 들렸던 단어는 “하나님”이었던 것 같다. 존재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 들었던 하나님. “하나님이 있다고 치자”라는 마인드로 들으니 어느 정도 설교 말씀이 들렸던 것 같다. 이 틈을 타서 나의 마음에 하나님께서 불쑥 들어오신 것 같다. 수요예배 때 기도를 하는데 나의 삶 가운데 함께하셨단 하나님을 떠올리게 해주면서 하나님의 존재를 바라보게 되었고 결국 나는 세례를 받게 되었다.
이 이후로는 많은 공동체 사역이 이루어졌다. 성가대부터 시작해서 캠퍼스 기도모임, 전도팀, 그리고 마지막에 셀리더까지. 사역을 하면서 얻은 은혜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그 중에 내가 크게 배워가는 부분은 바로 “사랑”이다. 내가 기도제목을 나누고 나서 힘들어도 누군가는 나를 위해 기도해주겠지 라는 이 믿음, 나 자신을 더 내려놓고 함께 찬양하거나 나눔을 할때 배가 되는 그 기쁨, 사랑이 무엇인지 평생을 알아가야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때 느끼는 감사함은 내가 영국 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공동체 사역이 부담이 되는 일 보다는 쉼과 기쁜 시간으로 더욱 느껴졌기에 학업과 사역들을 병행할 수 있었다.
그래도 나에게 많은 기도가 필요했던 사역은 셀리더였는데, 이 이유는 아무래도 나의 셀원들을 내가 어떤 상황에 있어도 품어줘야 하고, 모든 것을 교과서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중요하지만 이승현 셀이라는 특성을 잃어버릴 만큼 나 자신에게 틈을 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매주 셀 모임을 할 때마다 부족한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마음에 계속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셨던 마음은 “승현아 너는 어떤 그리스도인이니?”라는 질문이었다.
이를 계속 질문하고 답하고를 전도를 할 때도, 찬양을 할 때도, 아침묵상을 할 때도 했다. 그러고 나니 나 자신을 비춰주는 예수님을 알아가는 것은 물론 내가 예수님을 전하는 데에 있어서도 더욱 자신감이 생겼고 풍성하게 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아니라 내 마음에 있는 예수님을 전하게 되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이 이후로는 말씀을 나눌때 다양하고 풍성한 주제가 있지만 끝은 예수님으로 끝나게 되었다.
“임페리얼”로 정리하고 싶었던 런던에서의 삶을 “예수 그리스도”로 정리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앞으로 한국에서 새로운 챕터를 주님과 함께 나아가게 될 텐데 정말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