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인생의 컷 편집” – 이영주 목사

요즘 내 시간을 의외로 많이 잡아먹는 게 개인 골방 세우기에서 하는 요한계시록 본문을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온라인시대에 걸맞은 사역자의 스킬로 동영상 편집 정도는 꼭 익혀야 할 것 같아서, covid19이 터진 후에 그동안 생각만 했었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DaVinci Resolve를 자습하고 사용법을 익혀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무료프로그램인데도 웬만한 기능은 다 가지고 있고, 영상의 색보정 기능이 뛰어나서 영화감독들이 주로 사용할 정도로 유명한데 나같은 초보가 그 정도까지 가려면 아직도 멀었다.

내가 주로 하는 것은 찍은 영상을 컷 편집하고, 배경음악을 넣고, 자막을 넣는 수준의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런데도 20분 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하는 데 처음에는 이틀씩이나 걸렸다. 그런데 단축키를 사용하고, 편집하는 순서에 요령이 생기고 주로 사용하는 기능에도 익숙해져서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는데도 여전히 몇 시간을 들여야 한다.

시간을 들이면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력이 없어서 자막도 넣지 않고 아주 아주 기본적인 컷 편집과 배경음악만 넣고 있다. 그 정도면 몇십 분 만에 끝낼 것 같은데, 소리를 좀 더 클리어하기 위해 영상은 모바일 카메라로 촬영하고 음성은 따로 믹스로 녹음해서 영상과 맞추는 작업도 해야 하고, 배경음악도 골라서 영상 길이에 맞게 조정을 해야 한다.

보통 유튜브 영상이 10분을 넘으면 계속 보기가 쉽지 않다. 서로 아는 사이이면 좀 더 보겠지만, 그것도 흥미가 없으면 끝까지 보기가 싶지 않다. 그러다 보니 20분짜리 영상을 찍고 그것을 10분으로 줄여야 하니 영상을 몇 번이고 보면서 수없이 잘라내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우선 소리 사이에 쉬는 간격이 긴 것부터 자르고, 실제 말한 것에도 ‘음….’ ‘그리고’ 등의 불필요한 말도 잘라낸다. 이 정도로는 시간이 많이 줄지 않기 때문에 반복하는 말이나 빼도 연결에 문제가 되지 않으면 가감하게 잘라낸다. 누구 말대로 잘라낼 수 있는 것은 다 잘라내야 한다!

이렇게 컷 편집을 하면서 새삼 나의 말투나 말하는 방식까지 유심히 객관적으로 살필 수 있었다. 한 유명한 유튜버는 수익을 올릴 목적의 유튜버 채널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발음과 톤까지 책과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배워가며 고쳐갔다고 했다. 참 세상에는 영상 하나 만드는데도 열심히들 사는구나 그 생각을 했다.

물론 나는 그 정도까지 심도 있게 할 생각은 없지만, 영상 편집을 해 가면서 새삼 배우는 교훈들이 있다. 잘 편집된 10분짜리 동영상처럼, 내 인생도 하나님의 손에 한정된 시간일 텐데 군더더기가 될 것들은 가감하게 잘라내는 일을 해야겠다, 그래서 나를 시청하시는 하나님 보시기에 흥미롭고 관심을 끌 만한 소재가 들어가 있고, 그러면서도 중요한 내용이 알차게 들어가 있는 동영상 같은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많이 했다. 매일 매일 필요 없는 것들은 잘라내고 그 나라와 의를 위해 꼭 필요한 것들만 찍어가는 인생을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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