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놀랬다 그리고 참 감사했다. 이번 주간에 그럴만한 두 번의 만남이 있었다. 먼저는 재영한인교회 연합회 총회를 마치고 가진 젊은 목사님 두 분과의 커피타임이었다. 한 목사님과는 그런 사적인 모임을 가진 게 참 오랜만이어서 교회개척 후에 목회를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최근 2년간 ‘Gospel and New Creation’이라는 훈련을 교회에서 해 왔는데 그것을 통해 일어난 놀라운 변화에 대해서 나눠주셨다. 제목만 들어서는 잘 몰라서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물어봤는데 요지는 율법 아래의 삶에서 복음 아래의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공부였다.
성경공부 중에 성도들이 화를 내는 사람도 있고, 책상을 치며 일어나서 나가버리는 사람도 있다고 하셨다. ‘목사님 말씀대로라면 제가 지난 몇 십 년 신앙생활 한 것이 다 잘못되었다는 말입니까?’ 항의하면서 이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단다. 그러다가 결국 훈련을 마칠 즈음에는 울면서 지금까지 잘못 신앙생활 해 온 것을 회개하며 변화되고, 다른 나라로 떠나도 그 내용으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들으면서 의외로 교회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잘 모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하나의 모임은 팀 켈러 목사님이 쓰신 ‘Center Church’에 대한 두 번째 설명회였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City to City 교회개척학교에서 주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영국 대표 Neil목사님이 강의해 주셨다. 첫 번 모임 때도 그런 인상을 받았지만 교회개척학교라고 할 때 흔히 떠오르는 그런 커리큘럼이 아닌 복음이 무엇이며 그것을 목회현장에 어떻게 적용시킬 지를 가르치는 것이 너무 신선했다. 이 책의 핵심 역시도 율법이 아닌 복음으로 살아가는 삶을 목회현장에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강의가 끝나고 개인적으로 Neil을 찾아가서 바울 당시에 율법과 복음의 차이를 팀 켈러는 현대식으로 당신 책에서 잘 표현했다는 소견을 전하면서, 이건 신앙생활과 목회에 있어서 너무나 상식에 가까운 건데 이것이 정리가 안 되어서 다들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그가 이런 혼란을 마치 ‘휘발유 차에 디젤을 넣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바울은 이것을 성령으로 시작했다가 육체로 마치는 것이라고 말했다(갈 3:3)
이번 주간에 이 두 번의 모임을 통해서 지난 2년간 ‘예수 그리스도를 제대로 알자’고 외쳤는데, 이것이 진짜구나, 정말 복음으로 사람도 변화고 교회도 성장할 수 있구나 하는 확신을 분명히 갖게 해 주셨다. 복음은 처음 예수님을 믿을 그 때에 잠시 언급하고, 그렇게 믿었으면 ‘이제 네가 열심히 주님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신앙생활 해야 한다.’고 가르쳐서는 안 되고 처음에도 믿음이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믿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칭의만 강조하고 성화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 문제가 많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이다. 칭의를 교리적으로 가르쳤을 뿐, 삶을 변화시키는 성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Neil은 이것을 이렇게 달리 말했다. “Our failures in sanctification(living Christlike, godly lives) come mainly from a lack of orientation to our justif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