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성장하는 어린아이는 몸이 부드럽다. 넘어지거나 크게 부딪혀도 어른보다 덜 다치는 것도 다 그것 때문이다. 생명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도 고여있으면 썩고 악취가 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건강한 교회는 계속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변화도 되지만 모든 부분에 점점 체계를 갖추는 진화도 이뤄져야 한다.
겉으로 보면 변화의 과정이 대개 신나는 일일 수 있지만, 막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많은 조정과 불편함이 있다. 사람도 몸이 자라면 수시로 옷도 신발도 바꿔야 하고 필요 없는 것은 빨리 버리고 새로운 물건 구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가 도리어 집안을 어지럽게 만든다.
확실히 우리 교회는 변화가 심한 교회다. 멤버만 봐도 몇 년이 지나면 모르는 사람이 다수를 차지하고, 전에 없던 새로운 모임도 계속 만들어진다. 다행히 교회 멤버들이 다들 젊어서 이런 변화에 잘 발맞출 수 있었고, 그 덕분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
나의 성격도 변화를 잘 수용하는 편이다. 중요하다 여기는 것은 10년이 지나도 고집스럽게 한 방향을 향해 밀고 나가지만, 처한 상황이 바뀌면 감각적으로 그것을 미리 느끼고 새로운 변화에 걸맞는 외형을 갖추기 위해 충분히 준비할 시간도 없이 서두른다. 이런 나의 스타일이 많이 불편할 텐데도 교회 동역자들이 꾹 참고 잘 따라와 주어서 고마우면서도 참 미안하다.
매년 그랬지만 2024년을 들어서면서 윔블던 교회나 센트럴 교회가 모이는 사람이 많아져서 예배 공간이 꽉 차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윔블던은 건물을 구입하면 그것이 해결될 것 같지만, 센트럴은 인원도 많고 시내에 건물을 구입하는 것이 가격 면에서 엄두가 나지 않아서 우선 1, 2부로 나눠서 예배를 드려야 하지 않나 싶다.
예배를 두 번에 걸쳐서 드린다는 게 의외로 생각할 것이 많다. 우선 사역팀들이 둘로 나뉘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인원도 더 필요하다. 셀들도 어느 예배를 드려야 할지 정해야 하는데, 우선 셀원 중에 사역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역하는 예배에 전체 셀원이 맞춰야 한다. 만일 사역하는 셀원 여럿이고 섬기는 예배가 다르면 셀을 옮겨야 할 수도 있다. 이미 친한 관계를 맺었는데 교회에서 계속 본다 해도 헤어진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참 힘든 일일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교회에 사람을 계속 붙여주시는 이유를 다 알 수는 없지만, 문제가 있고 연약해서 구주가 필요해서 오는 영혼을 복음으로 잘 돌보고, 이땅의 많은 연약한 교회를 섬기라고 밀어주고 있다고 믿는다. 매주 나와서 예배를 드리는 것도 귀한 일이지만, 이런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 교회 섬겨야 할 자리들이 많아질 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어떻게든 힘을 보태기 위해서 기도하면서 섬길 자리를 찾아서 그 자리에 다들 앉아주면 좋겠다.
종종 성도들에게 ‘우리교회에선 6개월만 머물러도 오래 머무는 거예요’라고 하는데, 본교회는 한국에 있다 생각하지 말고, 여기가 주님이 내게 섬기라 주신 교회라 믿고 동역해 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