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세례를 위해서 주 중에 두 가정을 방문해서 식사도 하고 그 동안 살아온 얘기도 나누고 부부로서의 삶, 부모로서의 삶에 대해서 마음을 터놓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두 가정은 첫째가 유아세례를 받았고 둘째가 이번에 받는 거라 원래 유아세례 준비할 때 하는 공부를 다시 하는 게 뭐해서 이번엔 새로운 내용을 하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자녀 양육의 목표와 하나님의 향한 부모님의 헌신이 자녀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 나눴다면, 이번에는 좀 더 근본적으로 하나님께서 가정을 세운 목적, 그 가운데서 부부로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 지에 등에 대해서 나눴다.
확실히 연륜은 못 속인다고 24년간을 남편과 아버지로 살아오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웠고, 이제는 자녀를 둔 부모를 만나면 조금은 권면한 말들이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제일 힘든 것이 부부와 부모로서 살아가는 것 같다. 세상의 많은 관계들이 있지만 이 관계처럼 질긴 관계는 없다. 그래서 우리의 인격과 삶의 질은 가족과의 관계에서 결정된다. 가족관계를 포기하거나 멀리하고서는 하나님이 원래 우리에게 주시려고 하는 인생의 참 맛을 누릴 수 없다. 물론 조금만 들여다보면 많은 가정들이 가족 간에 평생을 눈물을 머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피치 못할 사정들이 다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가르쳐주신 원리대로 가족관계를 잘 맺어 가면 비록 눈에 눈물은 고여 있어도 그 고난을 통과해 나온 삶의 여유와 후덕한 인품으로 ‘세상은 살만하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두 가정 모두 결혼 초기부터 지켜보아온 가정이어서 그 동안 누구나 겪는 부부관계의 어려움을 어떻게 서로 극복해 왔고, 또 자녀 둘을 낳고 키우면서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나가고 있는지를 들으면서 감사한 마음과 앞으로도 더욱 주님을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서로 고백했다. 인생선배로서 내가 살아보고 경험한 바에 의하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가정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를 보면서 부부의 하나 됨의 원리와 그것이 죄로 말미암아 깨어졌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의 은혜로만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부부가 예수 그리스도를 가까이 하는 데 헌신하지 않으면 결코 하나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가 성부와 성자의 관계에서 그 모델을 찾을 수 있고 엄마는 성령처럼 그 두 관계의 연합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삼위일체 하나님은 부부 혹은 부모와 자녀와 같은 가족 관계의 모델이고 그분들이 맺고 있는 원리대로 따라 살면 정말 아름다운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도 갖게 되었다.
여전히 앞으로도 배워가면서 더 성장해 가야하겠지만 이번에 만났을 때 예전보다 더 부부의 하나 됨과 안정된 가정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절대로 종교적인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죽어서 비로소 천국에 가는 것 정도가 아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그분과 동행하는 것은 가장 현실적인 일이고 실질적인 도움과 변화를 가져온다. 믿음은 나의 삶으로 드러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