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윔블든에 새로운 예배처소를 준비하면서” – 이영주 목사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남쪽 윔블든 근처에 예배처소를 하나 더 마련해야 하지 않나 그 생각이 있었다. 왜냐하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거나, 아니면 집을 사는 경우 다들 남쪽으로 이동하니까 이런 현상은 앞으로 계속 될 것이고, 아무리 기차 타고 온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보면 교회 오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교회는 사우스 윔블든과 윔블든 근처에서 시작되었다. 내가 오던 2008년에 주일예배는 윔블던 근처 영국교회에서, 수요예배는 사우스윔블던 근처 영국 교회에서 드리고 있었고, 시내도 지금 예배하는 곳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두 곳 다 그렇게 많이 모이지 않는 상황에서 격주로 가는 게 맞나 싶었는데, 마침 성도들이 합치기를 원해서 시내 처소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렇게 15년 차에 접어든 지금, 남쪽에만 해도 30여 가정이 살고 있다. 뉴몰든보다 더 먼 외곽에 사는 성도들도 많다. 교회까지 오려면 차로 1시간 30분은 족히 걸려야 하는 거리다. 가끔 뉴몰든에 사는 분이 교회에 등록하겠다고 왔다가 결국 거리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를 보며 아쉽다는 마음보다 우리 성도들이 참 귀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 왔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교회를 사랑해서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매주 달려왔는데 남쪽에 예배처소를 만들어서 성도들의 신앙을 허약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내가 목회자로서 큰 교회에 대한 욕심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팬데믹이 되면서 당장은 어려울 테니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팬데믹이 끝나고 모든 것이 정상화 되었을 때 온라인 예배에 익숙했던 성도들이 꾀를 부리지 않고 여전히 교회당을 찾아주고, 유학생 청년들도 다 돌아와서 예배당이 꽉 차면 그때 남쪽에 예배처소를 시작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프라인 예배를 6월부터 시작하면서 염려했던 것과 달리 대부분의 성도들이 예전에 없던 비싼 통행료까지 감수하면서 열심히 모여주었고, 장년들도 꾸준히 그 수가 늘어났고, 유학 오는 청년들까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이 교회를 찾는 것을 보면서 예상보다 이 일이 빨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거기다 새로운 예배처소로 기도해 왔던 윔블든에 주일학교 팀장이 성공회 초등학교 시니어 교사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고, 더구나 그 학교가 강당과 교실들을 적극적으로 빌려주고 있던 터라 모든 여건이 맞아떨어지게 되었다. 상황뿐만 아니라 교회 내 가장 협조가 필요한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역으로 시내와 동쪽에서 윔블던으로 내려와서 주일학교를 해 주고 다시 시내로 예배하러 가는 많은 불편함까지 감수하면서 교회 입장에 맞춰주려고 했기 때문에 추진이 가능하게 되었다.

런던에 와서 지금까지 사역했던 그 햇수만큼, 앞으로 더 사역하면 은퇴를 생각할 나이가 된다. 경기로 보면 남은 후반전을 남겨놓은 셈이다. 이런 시점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다. 주께서 그간 부어주셨던 많은 은혜와 복을 가지고 정말 그분이 원하는 많은 열매 맺는 사역을 하고 퇴장하고 싶다. 나를 아끼고 늘 기도해주시는 목사님 한 분이 나를 위해 기도하면 유종의 미를 잘 거두는 목회자가 될 것이라는 마음이 든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렇게 믿고 싶고, 그렇게 되고 싶다.

“사랑하는 주님, 남은 후반전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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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시간 변경 안내(service time change)

  • 3월 3일(3월 첫 주만) 센트럴 주일예배가 영국교회 행사 관계로 오후 3시로 변경되었습니다. 윔블던 예배는 동일하게 오전 10시 30분 입니다.
  • Sunday’s service(3rd, Mar) of Central campus will be held at 3 p.m. due to an English Church event. Wimbledon campus’s service is the same as usual(10.30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