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하나님께서 귀하게 쓰시는 목사님들을 만날 때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개인 영성이다. 이용규 선교사님을 뵈었을 때 무슬림 세계 1위 나라에서 한 해 몇 십 억의 재정을 모금해서 운용해야 하는 대학을 운영하시면서도 ‘지금 하고 있는 사역이 제게는 수도원 생활같다.’고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다니엘 김 목사님은 일본어와 영어성경 외에 한글성경을 하루에 성경을 40장 읽고, C.S.루이스와 같은 거장의 책들을 꾸준히 읽는다 하셨다. 최근에 재영한인교회 연합회 강사로 오신 목사님을 만났을 때도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를 섬기라는 주님의 비전을 나눠주셨지만 내게는 그분이 다른 사람이 갖고 있지 않는 주님에 대한 특별한 믿음이 보였다.
몇 년 전에 워홀로 와서 우리교회에서 열심히 예배하고 섬기다가 한국에 돌아간 자매가 결혼해서 남편과 함께 영국을 들렀다. 몇 달간 주님이 주신 마음에 순종해서 미국과 유럽을 둘러서 마지막을 그리워했던 꿈이있는교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그 긴 여행을 마치려고 계획을 했던 모양이다. 돌아가면 다들 바빠서 잘 연락이 닿지 않지만 이렇게 몇 년 만에 다시 만나면 마치 어제 밤늦게 이야기하고 헤어진 사람 만나듯 친근하고 반가웠다.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하고 만났는데 그날 밤늦게까지 교제를 했다. 그간 어떻게 주께서 두 사람을 인도해 오셨는지 그 가운데 겪어야 했던 고민, 눈물, 절망, 도전, 환희 등을 들었다. 그들의 긴 나눔을 들은 후에 “목사님과 주님의 관계는 어떠세요?”라는 다소 생소하면서도 광범위한 질문을 받았다. 처음엔 전 세계에 복음을 한 번도 듣지 못한 미개척 미전도 종족과 런던에 모여 사는 All nation에 대한 선교에 대해서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나눴다. 그런데 정작 그들이 듣고 싶은 것은 런던에 있으면 내가 만나고 경험하고 알게 된 하나님이었다.
이제 내가 그것에 답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세워가실 때 형태는 달라도 인도해 가는 패턴은 일정하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관계에서 사역으로, 자녀에서 동역자로,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서 나에 대한 하나님의 믿음으로. 하나님에 대한 철저한 믿음과 사랑을 경험한 후에 그 사랑 안에서 내게 주어지는 특권과 영광과 능력을 경험하게 된다.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그래서 아무 것도 하지 않더라도 다 공급해 주시는 ‘그 품에 안겨 있는 갓난아이’에서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해 두었던 뜻과 열망을 보여주어서 창세 전부터 계획하고 계셨던 그 나라를 상속해서 함께 다스리게 하는 장성한 아들로 나아가게 하신다.
그래서 아브라함에게는 25년의 동행 후에 ‘내가 어찌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하시며 소돔과 고모라성에 대한 비통함을 보이셨고, 그 관계가 더 깊어가자 십자가에 독생자를 바치는 그 아픔까지 모리아 산에서 경험하게 만드셨다. 모세에게는 40년의 미디안 광야에서 완전한 자기 무너짐을 경험케 해서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만을 붙잡을 수밖에 없게 만드시더니 호렙산 가시떨기 가운데 그를 불러 ‘네가 이 백성을 애굽에서 이끌어내어 내가 약속의 땅에 들여보내라’ 하셨다. 그 이후로 그는 살아있는 신이었던 애굽의 바로 앞에 진짜 신이 되었다. 이 여정을 밟고 있는 그 부부를 보며 하나님께 감사했고 앞으로의 삶이 더 기대되고 축복할 수 있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은 지겹지 않고 정말 감격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