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저녁 8시 영역별 모임을 교회 내에 세팅하기 위한 두 번째 준비모임을 줌으로 가졌다. 이 모임에서는 런던의 All Souls Church와 뉴욕의 Redeemer Church가 일터와 신앙에 대한 교육 내지 훈련을 어떻게 하고 있는 지 강일국과 정대섭 형제가 조사해서 발표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다 듣고 궁금한 질문과 토의시간을 가졌다.
영역별 모임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교육내용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모든 영역의 사람들이 공통으로 알아야 할 ‘일'(Work)에 대한 성격적 이해이고, 두 번째는 각 영역마다 구체적으로 가져야 할 철학이나 실천사항이다. 그런데 오늘 두 교회의 커리큘럼을 보면, 첫 번째 것은 전체 세미나나 제자훈련식의 소수 정예로 어느 정도 커리큘럼화 되어 있는데, 두 번째 것은 매뉴얼화 되어 있지 않았다.
두 교회 모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회이기 때문에 인재풀이 넓어서 각 영역마다 매뉴얼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많은 교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려면 쉽게 내용을 전수할 수 있도록 매뉴얼화되는 것이 필요하다. 소수의 경험 있는 강사 내지, 관련된 추천도서를 소개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그래도 Redeemer Church에서 15개 영역을 나눠서 거기에 필요한 도서들을 추천한 것들이 있어서 그것을 읽어보고 매뉴얼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것으로 각 영역별로 리더를 세워서 전수한 다음에 그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복음의 진정한 상황화는 복음의 외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각 영역 내에 적용 가능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복음적 철학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상 내에서 물리적 구분(교회건물 안에 이뤄지는 활동)이나 종교적인 형태를 띤 직장 내 모임(예배, 기도, 성경공부, 전도를 주요 활동에 둔 신우회)을 넘어서서 하나님께서 각 영역마다 원래 의도하셨던 그 기능을 가르쳐서 그대로 살아내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모든 영역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증거해야 하는 목회자의 몫이다. 대학 시절에 심취했던 프란시스 쉐퍼 박사님이 철학, 예술, 의학,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쳐주셨듯이 교회 밖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증인으로 살아가도록 준비시켜 주는 것을 교회가 해야 한다.
내게 이런 고민과 필요성을 인식하게 해 준 것도 젊은이들이 많이 오고 가는 꿈이있는교회가 나에게 준 축복 중의 하나이다.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지기 위해서는 의외로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왜 진작에 이것을 준비하지 못했나 생각하면 지금의 나이 먹은 게 너무 아쉽다. 하지만 이제라도 그간 다져온 성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 영역에 대한 하나님의 큰 그림, 각 영역마다의 고유한 성격적 철학 내지 사상을 절 정립한 매뉴얼을 만들어가고 싶다.
“주님, 우리에게 주님의 지혜를 주시고 잘 가르쳐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