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어서 습관이 되어다오~”

아무리 큰 어려움도 서로 나눠지면 가벼워진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한꺼번에 몰아서 하면 버겁고 스트레스도 되지만 하루하루 꾸준히 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원리와도 일맥상통한다. 요즘 내 생활에서 그것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 성구암송이다.

새로운 삶을 원한다면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나의 평생 한(恨)이 영어인데 여기서 선교를 하려다보니 영어는 꼭 잘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런데 이게 여간 쉽지 않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영어와는 별 상관없는 목회만 해 오다 나이 사십에 런던에서 다시 영어를 하려니 여간 어렵지 않다. 영어만 파고들면 또 괜찮을 것 같은데 매일 일정이 있는 한인목회를 하다 보니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영어는 손에 놓으면 안 될 것 같아 작년에는 매일 이메일로 짧은 문장을 받아보는 식으로 공부를 했다. 그렇게 효과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나이 들어서 영어를 하려면 외우는 방법 밖에 다른 길이 없는 것 같아서 전략을 바꿔서 영어성경을 매일 한 절씩 암송하기로 했다. 앞으로 설교도 해야 하니 그것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인 로마서부터 먼저 시작했다. 주일은 복습하는 날로 정하고 토요일까지 여섯 절을 외우는데 만일 이것을 한꺼번에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하루에 한 절씩 하니까 그런대로 할 만한다. 만일 미룬다면 분명 하다가 그만둘 가능성이 많아서 되도록 안 빠지려고 노력한다.

매일 한절씩 외우는 게 묵상하기에도 좋은 것 같다. 보통 묵상이 어려운 이유가 구절이 너무 많아서 이게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런 경우가 많은데 한 절이다 보니 해석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외우기 위해 계속 반복하다보니 묵상하기가 쉬운 것 같다. 또 한글 성경으로 볼 때는 잘 몰랐던 새로운 의미와 미묘한 맛의 차이를 느끼는 것이 있어서 재미도 있다.

나의 성구암송은 대학시절 선교단체에서 성경공부하면서 많이 했다. 10단계 성경공부라는 게 있었는데 매 과마다 암송구절이 있었다. 그 외에도 네비게이트 성구암송카드도 들고 다니면서 외우기도 했다. 물론 성경을 반복해서 보다보니 자연히 외워진 것도 있지만 정확하게 토시하다 틀리지 않고 인용하는 구절은 다 그 때 외웠던 것들이다.

이제 한 달밖에 안 되고 로마서 1장도 반밖에 못 외웠는데 내 마음은 벌써 로마서를 끝내고 그 다음에 무슨 책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 ‘마태복음을 외워볼까?j’ ‘1장에 족보가 나오는데 어쩌지?’ ‘아냐 어차피 영어로 사람이름을 외는 것도 필요하니까 도움이 되겠어!’ ‘아니 요한복음에 좋은 구절이 많으니 그것을 외우면 진짜 은혜롭겠지?’ ‘가만 신약의 서신들에도 참 좋은 구절들이 많은데…’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고 부디 내가 게으르지 않아서 매일 한 절씩 평생을 이렇게 성경을 암송하면 얼마나 좋을까?? 어서 습관이 되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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