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아들 여호수아는 한국 나이로 여섯 살이다. 한참 호기심이 많은 나이라 질문도 많다. 특히 주일학교에서 성경을 배우고, 나와 함께 예배를 참석하니까 성경에 대해서 듣는 것도 많다. 다른 애들과 마찬가지로 어린이 프로그램들을 즐겨보는데 이왕이면 그 시간에도 하나님을 알아가도록 이끌고 싶어서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성경관련 APP들을 여러 개 다운 받아서 보여준다. 그래서 제법 성경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 많아지다 보니 질문을 하더라도 ‘아빠~! 하나님은 왜 그렇게 하셨어?’라는 식의 질문이 많다. 내가 대답도 하지만 나름 자기 대답도 말한다. ‘아빠 나한테 아이디어가 있어’하면서 말하고는 ‘내 아이디어 괜찮지?’라고 반문한다. 그러면 ‘야,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했어?’라고 격려한다. 그러면 더 신나서 계속 질문거리를 찾아낸다. 이런 여호수아를 보면서 아이들의 질문은 직설적이고 철학적이란 느낌을 받는다. 어른은 먹고 사는 것에 치여서 생각하는 것도 얄팍해 져 버렸는데 아이들은 도리어 더 근본적이고 깊이 있는 질문을 한다.
이번 주 수련회 이후에 손님맞이를 위해서 장 볼 일이 있어서 COSTCO를 가는 중이었는데, 차 안에서 여호수아의 날카로운 질문이 있었다. 시작은 질문보다 뭔가 깊은 생각에서 나온 자기 고백으로 시작됐다. “아빠~!”“왜, 여호수아?” “아빠, 나 다시 예전으로 태어나고 싶어?”“왜?” “내가 죄인이니까…”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예수님이 오셔서 십자가에 죽으셨기에 모든 죄가 용서받았다고 설명했지만 그것을 모를 리가 없는 여호수아의 고민은 다른 데 있었다. “예수님은 예전에 사셨으니까 지금 나의 죄는 용서 못 받는 거잖아!”그러니까 예수님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만이 그분을 믿어 죄 용서를 받는 것이고 자신은 예수님이 승천하신 이후에 태어났기 때문에 죄 용서를 받지 못한다는 말이다.
어떻게 한 번의 죽음으로 영원한 속죄가 이뤄졌다는 것을 어린이용으로 설명해야 되나 순간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일단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어서 너무 대단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너의 모든 죄를 충분히 용서하실 수 있다고 했다. 다른 말로 계속 설명을 했지만 시무룩했다. 순간 ‘이건 아빠 말이 아니고 성경에 보면 예수님과 하나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어!’라고 하자 ‘정말? 그게 아빠 생각이 아니라 예수님의 생각이란 말이야?’그렇다고 하자 그제야 안심하는 눈치였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말해도 심지어 그 나이에 최고 대단하게 보일 아빠가 말해도 믿음이 안 갔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셨다고 하니까 그제야 믿음을 갖는 여호수아를 보면서 어떻게 저 어린 나이에 저런 생각을 다 하나 싶어 순간 놀랬다. 비록 어린아이여서 어휘는 쉽게 사용해야 할지 모르지만 생각은 어른보다 더 깊은 것 같다. 질문도 논쟁만 하려는 삐딱한 어른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솔직함과 진지함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