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어려운 것도 계속 하면 쉬워진다.” 조금 어렵다고 도중에 쉽게 포기하려고 할 때 내가 내 아이들에게 자주 해는 권면이다. 여호수아가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데, 내가 봐도 잘 치는 것 같다. 근데 이번 주에 새로 배운 부분이 자기 나름 어려웠나 보다. 그래서 잘 하고 싶은데 뜻대로 안 되니까 속상했는지 치다가 삐져서 시큰둥해하길래, 앉혀놓고 나무라면서 어떻게 그렇게 쉽게 포기하느냐며 또 이 말을 해 줬다.
코로나 19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처럼 상황이 좋다 해도 확진자가 수시로 늘어나서 좀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회의 경우는 더 심각한 것 같다. 정부의 방침이 지나치다 할 정도로 교회 활동이 많은 부분 제약을 받고 있다. 예배를 예약해서 가야 하고, 예배실에 들어가기 전에 명부를 작성해야 하고, 거리를 두고 앉고 마치자마자 모임도 없이 돌아와야 하니 ‘교제’가 생명력인 교회생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 예배가 드려져도 영 아니다 싶다.
영국은 아직도 모이는 것 자체가 어렵다. 정부에서 교회 예배를 허용했지만 30명 인원 제한에, 찬양은 할 수 없게 되어 있고, 모인 후 소독하고 72시간 내에는 사용을 못한다고 하니 영국교회와 같이 사용하고 있는 우리 교회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런 상황에서 소소한 장 보는 것 외에는 몇 달째 집에서 가족들과 생활하고 있다. 나름 예전보다 더 바쁘게 지내고 있다. 두 번의 설교 준비 외에도 한국에 있는 리더들과의 성경공부, 월요일과 금요일에 개인골방세우기 프로젝트가 추가된 것도 있지만 이 모임을 위해서 여러 권의 주석을 보면서 성경을 연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만만찮다.
여기에 다빈치 리졸브라는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개인적으로 자습하고, 실제로 공부한 내용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올리고 있는데, 서툴다 보니 여간 많은 시간이 드는 게 아니다. 온라인 시대에 걸맞는 사역을 위해서 무엇보다 동영상 편집은 꼭 배워야겠다 싶어서 몇 주째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새벽까지 관련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보면서 익혀가고 있다.
나와 우리교회는 이번 팬데믹상황을 반드시 선하고 유용한 방향으로 바꾸어 갈 것이다. 이렇게 답답한 상황, 이후에 닥칠 예상치 못한 더 큰 어려움과 변화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저 어서 이 상황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건 어리석고 게으른 생각 같다. 그래서 반드시 위기를 기회로 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계속 해서 우리교회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주시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있지만 정말 주께서 그것을 원하시는지, 더 필요한 변화와 그것을 위한 준비들은 무엇인지 매일 여쭤보고 있다. 사람의 눈으로 보면 막혀 있고 무너지는 것들만 보이겠지만 우리 주께서는 이 가운데서 영광스런 계획을 갖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계시다는 믿음이 있다. 이상하게도 이렇게 막막한 상황 속에서 기대와 소망이 내 안에서 열정을 만들어서 더 열심히 나를 채찍질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걸맞는 잘 준비된 사람이 되고 싶다. “저와 우리교회를 잘 준비시켜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