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는 영국에서 매년 새로운 청년이 들어오고 또 기존 청년들이 돌아가는 식의 순환이 가장 많은 교회이다. 작년만 해도 80명 정도가 예배 중에 파송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마 등록 없이 그냥 돌아간 청년들까지 치면 더 될 것이다. 사역을 시작한 지난 6년 동안 이런 일들이 매년 반복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적응할 만도 한데 여전히 쉽지는 않다. 작년과 올 해는 다른 해와 좀 다르게 그 6년의 기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청년들이 많이 돌아가서 더 그런 것 같다. 오래 있다 보니 정도 많이 들었는데 떠나니 마음이 휑하니 비워있는데 그 마음을 달랠 시간도 없이 또 다른 많은 청년들을 새로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보니 오래 있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정에 더 목말라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입에서 늘 외롭다는 말이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오래 있었기 때문에 교회가 익숙해야 하는데 계속 새로운 사람들이 오니까 그들보다야 낫겠지만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다. 새로 오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던 사람도 매년 교회에 적응해 가야 한다.
그러나 나는 감사하게도 성격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관계를 맺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처음 만나도 분위기만 좋으면 마치 오랫동안 지난 온 사람마냥 그 자리에서 내 속내까지 다 보여준다. 하나님은 이런 성격까지 고려하셔서 나를 여기에 보내셨다 보다.^^ 내가 오던 첫 해에 모든 한인교회들이 다 그렇겠지만 유독 그런 인원변화가 많은 우리교회의 현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여기는 선교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셨다. 지금 당장은 아무런 표도 나지 않지만 10년 후를 바라보라는 마음을 주셨다. 이들이 전 세계에 퍼져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함께 일하는 동역자가 되어 있을 그 때를 보라고 하셨다.
막상 정들어서 돌아가도 꾸준히 연락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영국 생각하면 ‘꿈이있는교회’가 떠오르고 마음 한 켠엔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기도 하겠지만 아직은 그럴 여유들이 없을 것이다. 돌아갔지만 여전히 하나님이 주신 자기 자리를 찾아서 거기에 안착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혼을 해서 가정도 이뤄야 하고 그리고 자녀를 낳으면 키운다고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을 거고 또 자기 분야에서 안정된 위치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밤낮없이 뛰어다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새 몸도 마음도 여유가 생기게 될 그 때 쯤 연락 되어 서로 만나면 오랫동안 간직했던 그 먼지 묻은 옛날 앨범을 넘기면서 ‘옛날에 그랬지’하면서 그 오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서 같이 웃고 울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떠난 후로 하나님께서 행하신 많은 일들까지 보태서 더 할 말이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