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주일학교 선생님이 있나요?
지난주 시작한 교사세미나에서 함께 읽고 있는 책을 통해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슬프게도 저는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제 스스로가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심어준 친구들이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성장을 했습니다. 초등부로 갓 올라와 의자에 앉으면 다리가 닿지않아 동동거렸던 진우는 이제 키가 제법 크고 의젓합니다. 한국에서 막 왔을땐 영어가 어색했던 은우는 이제 영어로 수다도 잘 떨고, 어색했던 나오미와도 절친이 되었습니다. 낯을 가리던 나오미는 이제 만나기만 하면 장난을 치러 제 옆으로 옵니다. 항상 대답을 잘하던 여호수아는 이제 제법 고학년 티가 나는 초등부 첫째입니다. 형들이랑 같은 분반을 하고 싶어서 울먹거리던 시온이는 이제 온라인 분반 공부에서 채팅으로 답도 잘하는 씩씩한 고학년이 되었습니다. 작년 9월 초등부로 올라온 막내 라엘이와 에밀리는 선생님을 따라 율동도 잘 따라하고 수줍지만 잘 웃어줍니다. 어색한 웃음을짓던 나단이도 이제 씩씩하게 대답도 잘하고 의젓합니다. 그 외에도 작년 중고등부로 올라간 우리 교회 미래 사윗감 1순위 시우도 이제 청소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한만큼 저 역시 교사로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춤을 정말 못 추는 제가 초등부 예배에서 남편과 율동도 하고, 언제부턴가 기도할 때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당연스레 알고 있던 성경 속 인물들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듣다보니 더 와닿을 때도 있었습니다. 헌금송을 부를 때에는 대예배 헌금송보다 더 가사에 집중하여 큰 울림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말씀을 전할 때엔 과연 나는 그렇게 주님께 순종하며 살고 있을까 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깨닫고 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 아이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이들을 막지 않고 오히려 가까이 부르셨고,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어린 아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신신당부 하셨습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그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누가복음 18:15-17) 문득 자신의 아빠가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지 않아 천국을 같이 못가면 어떻게 하냐고 예배 도중 우울해하던 아이가 생각납니다.
그 아이의 순수한 질문은 저의 믿음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주일학교를 섬기며 마주하는 다양한 순간들은 제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성장하는 기쁨을 줍니다. 우리 아이들처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순수한 믿음과 소망을 품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교사되길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기쁨을 누리게 해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함께 섬기는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아이들,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