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우리교회를 온 사람은 ‘이 교회는 청년들이 많구나.’ 그런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결혼을 해도 말하지 않으면 청년 같고, 아이를 둔 가정들은 지하에서 예배를 드리니까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비율로 보면 확실히 청년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목회자가 된 지 28년째 접어들었는데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많이 했다. 그래서 청년들을 많이 붙여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청년목회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은 남녀노소가 다 섞여 있는 가족 같은 교회이다.
나는 보기보다(?) 체계적이거나 꼼꼼하거나 디테일한 성격이 아니고, 큰 방향을 볼 뿐 그 과정은 융통성이 많아서 누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방향성만 틀리지 않으면 그대로 수용한다. 이런 성격이 청년들과 맞는 것 같다. 중요한 원칙은 고집스럽게 지키지만 방법이나 절차에 있어서는 유도리가 많다. 예를 들어 예배스타일만 해도, 나는 카톨릭처럼 조용하게 예배해도 좋고, 순복음처럼 떠들썩하게 해도 상관없다. CCM이냐 찬송가냐 이것도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둘 다를 다 좋아해서 어디든 맞출 수 있다.
나의 이런 사역스타일이 뭐든 시작할 때부터 체계적이고 계산이 되어야 편한 공대 출신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큰 그림을 보는 것이 중요하지 디테일한 부분은 어떻게 하든 다 좋아하기 때문에 꼼꼼하게 챙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 부분에 있어서도 이왕이면 더 지혜로운 방법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누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 주겠다고 하면 나로선 땡큐이다.
수련회를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우리교회는 수련회 일정이 하루에 예배를 세 번 드리는 것이 전부이다. 그 흔한 소그룹 성경공부나 서로 친해지는 공동체 프로그램 같은 것도 없다. 평소에 바쁘게 살다보니 하나님께 집중하기 힘든 성도들을 위해서 수련회 기간만이라도 주님 한 분만 바라보도록 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해 왔다. 물론 서로 친해질 기회를 갖도록 식사시간에 토크를 준다거나 쉬는 시간을 중간에 가져서 교제할 기회도 주지만 대체로 주님과의 관계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도 교제의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새롭게 조정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우리교회는 젊은 교회이고, 그래서 새롭게 시도하는 것에 열려있는 교회이다. 최근에 계속 나눠온 것처럼 믿음을 새로 시작하는 분들을 도와드려야 한다는 ‘그 방향성’에 맞춰서 ‘쉬운성경’을 사용해 보려고 한다. 믿음을 갖는데 성경을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지금까지 사용해 온 기존 성경이 그분들에게는 어려운 것 같아서이다. 익숙한 것을 떠나는 게 불편하지만 중요한 방향성에 맞춰보고 싶다. 우리 성도들이 내 스타일을 이해해 주실 줄 믿는다.^^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에 있는 자이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고린도전서 9: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