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 중이다. 이번의 방문은 예전과 다른게 있다. 무엇보다 어린 여준이가 낯을 가리는게 심해져서 어딜 다니는게 영 쉽지 않다. 천안 근처 성환 장모님댁에 머물고 있는데 만날 사람들은 서울에 많다 보니 한 번 가려면 2시간 이상을 지하철로 이동해야 하는데 여준이가 엄마만 찾으니 아내가 힘들어한다. 그래도 그렇게라도 만나서 살아가는 얘기를 듣노라면 금세 시간이 흘러서 아쉬워하면서 일어서야 한다.
이번 주에 몇 분의 집사님들을 만나뵈었는데 다들 신실하신 분들이라 개인적인 삶을 나누어도 어떻게 주 안에서 살아가시는지 들을 수 있었다. 목회자이다보니 자연히 그 대화를 통해서 현재 한국교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가 들여다보였다. 무엇보다 요즘 주께서 저의 시선을 온통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에 집중시키고 있어서 그런지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에서는 복음학교로 잘 알려진 순회선교단 김용의 선교사님이 한국교회 안에 복음이 없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 적이 있었는데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단적인 예로 교회 모임에도 자동차, 집, 재태크 등이 주요대화이지 예수님에 대한 얘기라고는 찾아보기 힘들고 한다해도 어색하고 썰렁하기까지 하단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정착한 후에 여호와 하나님과 함께 그 땅의 바알과 아세라 우상을 숭배하다 심판으로 멸망을 받는다. 어떻게 이방신들을 하나과 함께 섬긴 것이 가능한지 오늘날 우리 시각으로 보면 잘 이해가 안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우상들이 종교사회인 당시에 풍요를 가져다주는 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 유혹을 뿌리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이 말씀을 적용할 때 교회 다니면서 동시에 모스크나 힌두사원을 나가는 식이 아니라 믿는다 하면서 세상의 풍요를 목적 삼고 살아가는 것에 빗대어야 한다. 세상을 사랑함이 과거 멸망당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과 동일한 죄악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
주께서 나를 10년 가까이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사역하게 하셨고, 그것도 의미, 목적, 가치 등 신앙의 본질을 나눌 수 있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말씀을 증거하다보니 한국에서 평범하게 목회했다면 잘 알지 못했을 부분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렇게 교회가 세속화된 근본적인 이유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것이 요구하는 삶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렇다.
갈라디아서 6:14.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유일한 자랑거리라고 고백할만큼 복음을 확실히 안다면 우리가 세상에 대해서 못 박히는 일이 일어난다. 그래서 한국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돌아가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그분을 더욱 알아서 확신있게 증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