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런던 왔던 그 해 2008년 말에 선교하는 교회로 나가자는 취지에서 매월 마지막 주일을 선교를 위한 주일로 지키기로 하고 시작한 것이 올해로 10년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선교헌금을 따로 거두어서 불신자들이 가장 많은 나라인 인도로 보내는 것과 선교를 왜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과 방향에 대한 말씀을 나눴다. 그러다가 영어 찬양을 시작했고 설교도 선교가 무엇인지에서부터 전도자의 마음이 어떠해야 하는 지 내면을 다루다가 최근 들어서는 우리교회 안에서부터 선교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복음 자체를 나누고 있다. 이제 영어 찬양도 많이 익숙해져서 너무 좋고 한 달에 한 번 복음 자체를 다시 접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다시 다지는 시간이 되어서 감사하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평범하게 목회만 했기 때문에 여기 와서 선교가 무엇인지를 배우는 일부터 시작했다. 선교가 중요하기는 하지만-주님의 마지막 유언이요 지상명령이니까-그렇다고 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부르심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그래서 추천 받은 ‘미션퍼스펙티브스’라는 책을 수차례 읽어가면서 ‘나부터 설득시키세요!’ 기도했는데 주님은 ‘선교가 그리스도인 삶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라는 개인적인 확신을 갖게 하셨다. 그 후로 우리교회가 선교적인 교회로 간다는 목표를 갖고 선교에 대한 주제만을 가진 수련회와 선교주일을 지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름에 성도들과 인도를 단기선교로 수차례 다녀왔다.
그러다가 여기 런던에서 어떻게 선교해야 하는 지를 놓고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다가 도시 내에 밀집해서 살고 있는 다양한 인종을 위한 교회 개척이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는 확신을 갖고서 개척한 두 외국 교회를 형제 교회로 맞아 매주 전도해 주는 일을 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여력만 된다면 교회 개척을 지원하고 돕는 일을 계속 해 나가고 싶다. 매년 교회에 많은 수가 새로 들어오고 또 떠나는 상황에서 선교 DNA를 지속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또한 원래 교회로서 가져야 하는 여러 가지 사역도 동시에 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선교부분을 위해서 많은 인력이 집중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더구나 선교는 사역의 꽃과 열매와 같은 것이어서 성도 개개인이 성숙해지지 않으면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생각만큼 교회가 선교에 더 올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변함없는 선교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이어지는 것은 매월 마지막 주일마다 지키고 있는 선교주일 덕분이다. 하나님은 하나 밖에 없는 그 독생자를 우리를 위해서 희생시켜서 구원을 길을 열어놓으셨고, 그분을 믿기만 하면 누구나 거저 값없이 은혜로 구원을 받는 이 놀라운 복음을 어찌 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결론은 이 예수 그리스도를 제대로 모르고 있구나, 그 구원의 능력을 누리지 못해서 그렇다는 것을 알고서 1년 이상을 ‘예수’를 전하고 있다. 비슷한 말만 계속 한다고 할 지 모르겠지만 매일 누리며 살지 않는다면 계속 들어야 한다.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