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복음에 대해서 더 깊이 알고 싶다고 고백하며 살아왔다. 나는 서원 같은 것을 잘 하지 못한다. 한 번 결심하면 반드시 해야 하는 내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의 연약함을 알기 때문에 확실히 지킬 자신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굳이 서원이라고 할 것 같으면 대학 1학년 때 예수 믿겠다고 결정한 것, 대학 3학년 때(?) 내 인생을 주님께 드리겠다고 말씀 드린 것 그리고 최근에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알기에 힘쓰겠다고 한 것이다. 그 석학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 십자가에 못 박힌 것 외에는 알지 않기로 한 결심,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에 비하면 세상에서 유익하다고 하는 것은 배설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 고백이 큰 도전으로 다가왔었다. 예수 그리스도, 복음을 정말 알아야 한다고 말하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믿는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것 아닌가? 왜 자꾸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지?’라고 반응한다. 우리 모두가 죄인이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서 우리 대신 십자가에 죽게 하심으로 모든 죄 용서 받고 천국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성도라면 이것은 다 알고 있지 않는가? 라고 반문한다. 분명 이 정도를 가지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한 형제를 만나서 얘기를 하면서 조금은 충격적인 고백을 들었다. 대학시절에 신약성경을 20번 읽고 선교단체에 속해서 열심히 성경을 공부하고 또 가르치는 일을 해 왔고 교회에서도 오랫동안 성경을 가르치는 일을 해 오고 있는, 누가 봐도 믿음이 좋은 형제이다. 그런데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 싶어서 자신을 살피고 점검하면서 헌신했는데 도무지 그러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괴로웠다고 한다. 나중에는 강박증까지 생겨서 최근 2년 전부터 정신과 약을 먹는다고 했다. 내가 복음으로 사는 삶과 율법으로 사는 삶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나누었을 때 그 말을 듣고서 말하기 힘든 자신의 그 약한 모습을 내게 말한 것이었다. 그 형제가 말하기를, 지난 10년 이상을 주님의 뜻대로 살려고 했는데 그게 내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주님을 향해서 나아가고 그분을 의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자기 생각엔 교회 안에서 자기처럼 고민하는 성도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한 번 자기처럼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뇌가 손상을 입어서 생각이 바뀌어도 회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 교회 내에 칭의만 강조하고 성화를 너무 가르치지 않아서 문제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다.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성화를 그렇게 강조하면 정말 성화를 더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싸구려 복음을 전해서 거듭나지 않은 교인을 양산하는 것도 물론 문제이지만 진짜 문제는 그 형제처럼 거듭났는데도 성화를 이루지 못해서 죄책감에 시달려서 약을 먹어야 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경우들이다. 만일 그들에게 성화를 더 강조하면 더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 그래서 진짜 필요한 것은 제대로 은혜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정말 복음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