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믿음은 상식을 존중한다” – 이영주 목사

최근에 문제가 된 사이비 교주의 악행에 대한 영상을 이번 주에 보았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난다. 교주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지만, 하나님 내지 그 레벨의 존재로 믿고 누가 봐도 부도덕한 일인데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잘못되었다 생각되어도 거부하면 구원을 받지 못할까 두려워서 계속 당하고만 있는 추종자들 볼 때도 그런 마음이 든다.

대학 시절 선교단체에서 만난 한참 선배인 분이 말씀을 잘 가르치는 은사가 있었다. 그분이 한 번은 ‘비상식과 초상식은 다르고, 비도덕과 초도덕은 다르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요지는 아무리 하나님께서 상식과 도덕을 초월해서 초자연적으로 역사하시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식을 무시하고 도덕을 무시하지는 않으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상식과 도덕도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서 만드신 법이라는 것이다.

주일에 돈을 많이 벌 수 있지만, 안식일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그 날에는 하나님께 예배하고, 주중에 일한다고 소홀했던 그분과의 관계를 세우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 가게 문을 닫을 때 이해되지 않을 행동으로 볼 수는 있어도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상식을 초월하는 행동이지만 비상식적인 행동은 아니란 말이다.

예수께서 우리의 죄를 대신 해서 죽으실 수 있는 구원자가 되시기 위해 일반적인 부부 관계를 통해서 출생하시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배우자가 아닌 다른 남자와 관계해서 태어나신 것은 더더욱이나 아니었다. 도덕을 초월은 하셔도 도덕을 무시하지는 않으셨다.

그러나 모든 사이비와 이단 교주들은 진리와 구원이라는 명목으로 거짓과 부도덕까지 서슴지 않고 저지르고 있다. 그리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강한 믿음으로 여기고 교주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우리가 이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고 그분의 뜻과 사인을 구할 때 간혹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는 주된 방식인 상식을 사용하려고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뜻은 언제나 신비로운 방식으로 임해야 하고, 희한하게 딱 맞아떨어지기라도 하면 상식에 벗어났어도 이건 분명한 하나님의 뜻으로 여기고 직진해 버리는 것이다.

나도 한때 놀라운 성령의 일하심을 경험하면서 그분의 음성을 들으려고 푹 빠져 살았던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늘 구하며 살지만, 객관적으로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고려해야 할 부분은 따져보고 살피면서 결정하려고 한다. 모든 것을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신비한 현상에 기대며 살아가는 것은 건강한 신앙의 태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대단히 인격적이어서 우리가 자립적인 사람으로 자리기를 바라고,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실력을 기르기를 바라신다. 그래서 성경은 수없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놀라운 삶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분별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상식을 무시하면 분별력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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