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동안 제대로 모일 수 없게 되자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상으로라도 성도들의 눈과 마음을 잡기 위해서 콘텐츠 개발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왠지 나는 이런 현상이 과거에 교회들이 주일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 흥미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던 것과 유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것이 큰 실수라는 것을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고 피자와 여름 성경학교 때 놀이동산으로 데려가는 것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당연히 필요하고 많은 도움을 준 것도 맞지만 흥미에 목적을 두고 한 일이면 얼마 있지 않아 시들해지고 만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하는 일을 ‘오! 우리교회에서도 하네’ 싶어서 처음에는 신기하게 여기지만 이내 ‘근데 너무 허접하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 교회가 더 집중해야 했어야 했던 것은 세상이 갖고 있지 않은 교회만이 가진 복음의 능력이어야 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져온 기쁜 소식을 성령을 의지해서 담대하게 선포하고, 일부로 기도시간을 가져서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어야 했다. 과거에는 주일학교에서 예배 후 2부 순서로 기도회가 있었다.
그래서 온라인상으로 성도들에게 많은 흥미 있는 콘테츠를 제공해도 이내 시들해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교회는 심플하게 가고 대신 중요한 본질을 잘 담고 있는 예배와 셀모임은 집중하는 편을 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만든 온라인 모임 하나가 있었다. 일명 ‘골방 세우기 프로젝트’라고 해서 말씀을 묵상하는 요령을 가르치고 실습하는 일이었다.
이 모임을 처음 계획했던 이유는 언젠가는 온라인으로도 자유롭게 모일 수 없는 시기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갈수록 세상은 반기독교적인 사회가 되어서 지금 중국처럼 온라인 감시체계가 심해질 터이고, 더구나 남은 중요한 선교지들은 대중이 한 장소에 모일 수 없는 곳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목회지나 현대 교회들의 유명한 프로그램들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 그것으로도 충분히 풍성한 영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했을 때 내가 내린 결론은 묵상이었다.
묵상은 단순히 성경을 연구하는 시간이 아니다. 당연히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연구하지만 그 구절을 되씹으면서 현재 나에게 성령께서 말씀하시는 음성을 듣는 시간이다. 만일 스스로 묵상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추게 되면 세상 어느 곳에 혼자 떨어져도 주님과 동행할 수 있고, 멋진 건물에 수백 수천 명이 모일 수 없어도, 초대교회처럼 한 가정에 모여서 그 모임의 인도자가 지금 내게 말씀하시는 말씀을 전하고 배우며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교회 셀 모임에서 이뤄지는 성경공부가 이 묵상하는 경험을 하도록 해 주는 것이다. 특별한 성경공부 교재를 의존하지 않고 원 텍스트인 성경을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그것을 기도하면서 지금 여기서 내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정말 우리 성도들이 묵상하는 사람으로 잘 세워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