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묵상을 위한 마음의 준비
성경책을 대하기 전에 마음을 잘 준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째는 일정하게 묵상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될 일이면 가끔 상황 봐서 시간이 될 때 해도 되겠지만 하나님과 만나서 교제하는 것이 매일 해야 할 중요한 일로 여긴다면 아예 일과 중에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것이 묵상을 꾸준히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묵상할 시간과 장소가 아직도 정해있지 않다고 한다면 백날 ‘묵상이 중요하다’ 말해도 내 삶이 ‘그건 별로 내게 중요하지 않다’고 소리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마음의 준비를 위해서 중요한 것은 찬양입니다. 노래로 하는 찬송이나 입술의 고백으로 그분을 높여도 좋습니다. 그분께 나아갈 때 찬양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당연한 예의입니다. 성경책을 보는 것이 묵상이면 드러누워서 해도 상관없지만 하나님을 만나는 것을 묵상으로 생각하면 자세부터가 다릅니다. 그분의 눈망울을 바라보듯이 임하게 될 것입니다.
묵상의 자세를 잘 보여주는 예를 성경에서 찾아본다면 고넬료입니다. 자기가 보낸 종이 베드로를 데리고 집에 왔을 때 그는 급히 뛰어나가서 그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고넬료는 일제 강점기 울던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했다할 정도로 무서워했던 일본 순사 백 명을 거느린 장군과 같습니다. 베드로는 교회에서나 유명했지만 이탈리야 백부장 고넬료 보기에는 하찮은 식민지 남정네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고넬료는 ‘하나님이 당신을 통해서 하실 말씀을 다 듣기 위해서 우리가 주님 앞에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사도행전 10:24~26, 33).
또 다른 예는 어린 사무엘입니다. 그가 성막에서 잠을 자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그를 불렀습니다. 처음에는 엘리 제사장이 부르는 줄 알고 그에게 달려갔다가 나중에 하나님께서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서 다시 자신을 불렀을 때 “네, 주님, 말씀하십시오.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사무엘상 3:10). 이 태도는 “하나님, 무슨 말씀이든 하십시오. 제가 그대로 순종하겠습니다.”라는 태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는 순종하라고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순종하지 않는 자에게는 말씀하실 수 없는 것입니다. 만일 계속해서 불순종하면 성경을 아무리 봐도 지식적으로 토론을 할 수는 있겠지만 정작 자신이 당면한 문제와 상황에 맞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묵상을 잘하려면 그 요령을 익히는 훈련이나 성경에 대한 지식보다도 마음의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런 마음이 준비되었다면 이제 구체적으로 묵상하는 방법으로 들어가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