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봉쇄조치를 지속한지 50일이 지났다. 런던의 차갑고 축축한 겨울을 지나 모처럼 봄의 햇살을 간절히 바래올 무렵 코로나의 힘은 대단했다. 그 토록 동양에서 우러러보던 주요 나라들이 바이러스 하나로 맥없이 굴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여기에 있는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멈춰버린 인간의 세계와 달리 자연은 봄을 맞이하여 겨우내 감추었던 새 생명을 발산하며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번 바깥 공기를 쐬러 근처 공원에 산책을 나갈 때마다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지고 향기를 내뿜는 자연을 보면서 인간이 쌓아올린 바벨탑들은 무너지지만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은 여전히 그 목적을 이루며 주님의 시간에 맞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너무나 경이로웠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창조물인 우리는 지금 이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부담감이 들었다. 그러면서 말씀을 통해 들었던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구약의 가르침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함께 지원팀에 지원하였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우리가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고민들이 들었지만 막상 지원팀이 만들어지기 전, 혼란의 시간, 이미 바나바 팀장님과 다른 교회의 중직 분들이 벌써 많은 부분을 수고해 주셔서 지원팀이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상당히 줄어들게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지원팀의 첫 헌금도 소천하신 이성규 형제님으로부터 먼저 시작되었다. 항상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먼저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전, 하나님의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켜 그 일을 시작하게 만드시는 것을 본다. 주님께서 먼저 앞서 가시는 걸음을 본다. 그리고 아무것도 우리가 먼저 시작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팀의 시작되기 전, 자신의 시간과 열심을 드려 헌신하신 분들에게 감사를 고백한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겪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필요를 나누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웃의 필요를 채우신 모든 꿈이 있는 교회 성도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원팀은 먼저 교회 내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움직였다. 코로나 지원팀에 연락하면 코로나 관련 상담 및 긴급 생활 용품을 제공 받으실 수 있다. 어느 정도 교회 내부의 상황이 안정화 되었다고 생각되자, 대상을 확대하여 영국 국내와 해외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영국 내에서는 병원 및 양로원의 방역물품 지원과 저소득층 아이들의 식사를 제공하는 곳으로 기부를 할 예정이며, 해외로는 Covid-19의 고통을 겪는 아프리카 모로코의 의료진과 취약계층을 지원 할 예정이다.
지금은 이전과 같이 매 주일마다 함께 찬양하며 하나님의 임재가 충만했던 예배로 나아가지 못하지만, 겨울바람과 같던 코로나 바이러스를 넘어 따스한 예수 그리스도의 봄바람이 왔음을 알리는 좋은 소식이 우리 꿈이 있는 교회를 통하여 영국 땅과 모로코에 전달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