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covid 19 때문에 그렇지 우리나라도 잘 사는 나라에 속해서 여행, 출장으로 해외 방문이 잦고, 유학과 이민 등으로 장기 체류하는 사람들도 참 많다. 근현대사에서 많은 전쟁이 있었던 터라 인구비율로 보면, 우리 민족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디아스포라를 가진 민족이다. 그러나 마지막 선교가 디아스포라 선교라는 점에서 우리 민족은 예수께서 재림하시기 전에 반드시 이뤄질 선교완성을 위해 마지막까지 쓰임 받을 민족이라는 점에서 영광도 그 책임감도 크다.
모든 한인교회들이 다 그렇겠지만, 젊은이들과 특히 유학생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는 우리교회는 매년 성도들의 변화가 심하다. 그래서 한 셀 안에서도 계속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아무리 교회를 수년간 다녀도 자신이 속한 셀과 사역팀 외에는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고, 처음 교회를 오신 분들은 차갑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covid 19이 터지면서 많은 유학생들과 워홀로 온 청년들이 한국에 돌아가거나 컴백할 일정을 늦추면서 성도의 수가 많이 줄고, 새로 들어오는 청년들도 많지 않아서 자연히 오랫동안 함께 했던 사람들이 서로 가까워질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어차피 이 상황이 지나가면 다시 새로 들어올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멈춤’의 시간을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교회의 본질을 세우고 온라인 시대에 걸맞는 툴을 구축하는 기회로 선용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새로운 가족들을 섬기는 일에 함께 동역해 왔던 지금의 성도들이 서로 만나면 그 자체로 위로가 되겠다 싶어 생각 끝에 Cafe Talk를 기획하게 되었다.
내게 비전, 큰 방향성을 잡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그것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것은 젊은이들의 성향에 맞아야 하니까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었다. 그래서 여러 차례 리더십들과 회의를 하고 기도를 하면서 생각을 정리해서 10월에 두 번의 Cafe Talk를 가지게 되었다. 솔직히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대감보다 두 번의 만남으로 얼마나 친밀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더 커서 마음의 부담이 많았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항상 큰 도전과 함께 찾아오는 좋은 기회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건 게으름 같이 여겨져서 싫었다. 이 covid 19 상황을 어떻게 하든 돌파하고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더 크게 성장하는 기회로 선용하고 싶었다.
성도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큰 기대감으로 호응해 준 것에 너무 감사하고, 설사 그 자리가 너무 어색해서 망설였다 치더라도 공동체를 위해서 필요한 일로 여기고 마음으로 다 함께 해 주었다고 믿는다. 정성 어린 피드백을 받아보고 더 업데이트된 버전으로 이 모임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
영어도 내 수준보다 좀 높은 레벨에서 공부해야 실력이 늘고, 운동도 약간 근육에 무리가 된다 싶을 정도로 해야 몸이 건강해지듯이, 우리 교회가 더 건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선 조금은 부담스럽고 버거워도 새로운 도전들을 받아내는 것은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일 중심의 이벤트성 교회보다 안정감을 주는 좋은 전통을 많이 가진 교회가 더 되도록 헌신할 것이다. 역시 이번에도 교회를 사랑하고 잘 협력해 주는 성도들이 많다는 것을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