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온 세상이 코로나바이러스 19 때문에 난리다. 요즘 슈퍼 가는 게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가족이 많다 보니 뭘 사도 금세 없어지고, 그렇다고 비축해 두자니 냉장고에 넣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얼마나 더 갈지도 모르겠고 이 일이 끝나면 우리의 삶의 패턴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미지수다. 분명 예상치 못한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교회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유학생이 여전히 많은 교회라 지금 한국으로 많이 돌아갔고, 계속 이 사태가 지속되면 공부하러 오는 청년도 분명 많이 줄어들게 뻔하다. 그래서 아내가 대뜸 “여보, 우리 새로 교회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사역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했다. 비빔밥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 그래도 가족들과 직장인들이 교회를 다들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어서 이 기간 동안 내실을 기하면 후에 더 건강한 공동체가 될 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불안하고 두렵다, 어서 이 문제가 지나가고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무슨 오기라고 할까? 본전치기로 그치기에는 너무 억울하다. 이 기간 동안 개인적으로도 잘 준비하고, 공동체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츠라이해서 더 단단하게 만들어가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성경 전체 내용은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세상에 죄가 들어와 모든 것을 비틀고 망가트렸는데, 이것을 회복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십자가에 죽으셔서 놀라운 구원을 이루셨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 구원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감으로 설명하면 너무 억울한 것이다. 범죄하기 전 아담보다 우리가 더 나은 상태가 되어야 한다. 이 부분을 로마서 5장 12-21절에서 첫째 아담과 둘째 아담으로 바울이 잘 설명하고 있다. 언뜻 보면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생긴 문제를 예수께서 해결하셨다는 식으로 볼 수 있지만 바울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말이 ‘그러나~더욱~넘쳤느니라’는 단어이다. 즉 예수님이 가져온 구원은 타락하기 전 아담의 상태를 훨씬 능가한다는 말이다.
나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맞아서 이전보다 훨씬 나아지는 삶을 기대한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유다왕국이 망하느냐 망하지 않느냐를 놓고 예레미야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차에 드디어 완전히 나라가 망했을 때 가장 실망한 사람들은 이미 1, 2차에 걸쳐서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유다 백성들이었다. 그들에게 예레미야가 쓴 편지 내용이 29장에 나온다. 거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를 향한 내 생각을 내가 아니나 재앙이 아니라 평안이요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11)고 하셨다. 그렇게 절망적인 순간에도 하나님은 미래와 소망을 말씀하셨다. 이것이 주님의 마음이기 때문에 이분을 바라보고 따르는 사람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분처럼 더 나은 소망을 당연히 가져야 한다.
반드시 더 좋아질 것이다, 예전으로 그냥 돌아가면 바보다, 주께 마음을 다 쏟아 그분의 마음을 구하고 그 뜻을 구하면서 지금 이 때 내 개인의 삶에서, 우리 공동체의 삶에서 새롭게 세워가야 할 부분을 찾아서 행해야 한다. 불안을 넘어서서 기대와 소망을 갖고 매일을 살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