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진행되는 모든 예식들이 생명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면서 지혜를 구했던 적이 있었다. 지난주에 있었던 유아세례, 세례, 입교식도 오랜 고민 끝에 나온 형식이다. 그냥 나이가 되니까 으레 받는 의식이 아니라 정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과 연합하는 축제와 같은 시간이 되기를 바랬다. 유아세례는 그 세례를 받는 아이의 부모들이 하나님 앞에서 내게 주신 아이를 믿음으로 잘 양육하겠다는 분명한 다짐과 서약을 하는 시간이기를 원했다.
준비모임으로 입교와 세례자는 4주 동안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그리스도를 통한 개인의 구원에 대해서 점검하는 시간도 갖는다. 그래서 예식 가운데 구원간증을 나누면서 그 믿음을 고백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유아세례자의 경우에는 부모의 헌신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가정을 직접 방문해서 부모 세미나 형식처럼 교육을 한다. 그리고 예식 때는 자신의 아이에 대한 믿음의 고백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주는 시간을 갖는다.
모든 성도들도 방청객처럼 앉아있지만 않고 적극적으로 함께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결혼식장에 참여할 때처럼 정장을 입고 오게 한다. 왜냐하면 세례식과 입교식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결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예식의 마지막에는 온 성도들이 그들을 향해 손을 뻗어 축복송을 부르며 꽃다발과 정성어린 선물을 건네면서 그 놀라운 연합을 함께 기뻐한다.
오늘 우리가 하게 되는 성찬식 역시 어떻게 하면 그 의미를 살릴 수 있을 지 관련된 책들을 읽으면서 고민했었다. 여전히 더 연구할 필요성을 느끼지만 지금까지 내가 확신하게 된 성찬의 의미는 세례를 통해 맺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언약의 관계를 돌아보고 그것을 새롭게 갱신하는 것이다. 성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기념하는 예식이기 때문에 이 시간을 통해서 언약의 당사자이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새롭게 하는 시간이라 볼 수 있다. 마치 세례가 일생에 한 번 있는 결혼식이라면 성찬은 그 결혼을 통해 맺어진 두 사람의 언약을 기념하면서 그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드는 결혼기념일과 같다.
사실 우리의 삶에 생겨난 많은 어둠의 증상들은 깨어진 관계를 통해서 들어온 것들이다. 그래서 이 깨어진 관계를 새롭게 하는 성찬식 때 놀라운 회복과 치유가 일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실제로 초대교회의 성찬식 때는 치유와 축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오랫동안 귀신을 쫓아내는 사역을 하신 분이 쓴 책에서 성찬식을 주요예식으로 소개한 것을 읽은 적도 있다.
그래서 우리교회는 성찬식 때 모든 성도들이 강단 앞으로 나와서 성찬에 참여하고 이어서 맨 앞좌석에 앉으면 내가 주님의 이름으로 일일이 축복기도를 해준다. 우리교회 성찬식에 참여한 한 관광객으로부터 성찬식에 참여하고 기도 받을 때 성령 충만을 경험했다며 감사 메시지를 받은 적도 있었다. 오늘도 성찬식 때 이런 회복과 성령의 임재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