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는 건물을 다 빌려 쓰다 보니 모임을 최소한으로 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1년 단위로 대부분의 성도들이 바뀌었기 때문에 장기적인 양육프로그램을 가질 수가 없었다. 내가 선교단체 출신이어서 다양한 성경공부 교재를 경험했고, 은사적으로도 성경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성경공부도 시도해 보았다.
처음에는 여러 선교단체의 성경공부 교재를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직접 교재를 만들었다. 그중에서 복음에서 사명까지 체계적인 주제로 구성된 성경공부 B2코스가 일대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성경 전체의 흐름을 잡아주는 성경 맥잡기, 은혜의 관점에서 새출발하는 자들을 격려하는 성경공부, 성경을 단순 읽기보다 신학적인 관점에서 읽도록 도와주는 성경공부도 최근에 했었다.
한때 구약성경 중에 모세오경과 역사서 그리고 신약성경 전체를 1-3장 분량으로 자세히 본문을 해석하며 공부한 적도 있었다. 심지어 성경주석을 참조해서 본문을 연구해 오게 하고 그것을 자기 삶에 적용하도록 하는 성경공부도 오랫동안 했었다. 이 모든 성경공부가 셀모임을 통해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인도하는 리더도, 함께 하는 셀원도 쉽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이제 직장인이나 가족들처럼 장기적으로 오래 머물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보다 체계적인 성경공부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런데 웬만한 제자훈련 교재는 다 접해 보았고, 목회경력이 좀 되다 보니 성경을 어떻게 가르치는 게 좋을지에 대한 나름의 확신이 있다 보니 이미 나온 교재를 사용하는 것이 영 내키지 않고, 새로 만들자니 엄두가 나지 않아서 오래 고민을 했지만 아무래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셀은 설교 나눔과 교제의 장으로 누구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성경공부는 별도로 진행하되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성도들이 참여하기 보다 깊이가 있고 지속적인 양육이 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그리고 서서히 퍼져가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지식 전달이나 강의식보다 소수로 모여 관계성 안에서 성경을 배워가고, 그렇게 함께 한 사람들이 이후에 또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도록 해서 자연스럽게 생명의 번식이 일어나도록 하려고 한다.
우선 하나님이 내게 하시는 음성을 듣는 성경묵상에 대해서 소수의 사람을 신청받아서 시작하고, 이것을 수차례 반복해서 어느 정도 그 수가 채워지면, 이 과정을 수료한 사람들 중심으로 성경의 중요한 주제들을 공부하는 모임을 이어갈 생각이다. 이 성경공부까지 끝내면 이어서 하고 싶은 것이 제자훈련이다. 여기서 가르칠 내용은 우리의 생각과 인격과 삶을 바꾸는 그 복음에 대해서 배우고 적용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
방식도 성경 여기저기서 관련 있는 구절을 찾아와서 가르치는 기존의 방식보다 성경 한 권을 택해서 본문을 따라 공부하는 건데, 이렇게 공부하다 보면 본문을 어떻게 해석에서 내 삶에 적용하는 지가 익숙해질 것이다. 그러면 특별한 성경공부 교재가 없어도 성경만 가지고도 가르칠 수 있는 성경 교사가 될 수 있다. 우리교회가 성경을 잘 가르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