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우리교회에 이시기는 마침표와 더불어 새로운 시작이 공존하는 시기이다. 9월이면 우리 교회의 특성상 많은 분들이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기도 하고 또 많은 분들이 시작하러 영국 땅을 밟는다.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며 하나님께 마음을 구했다. ‘지금 우리 공동체에 어떤 마음이 필요할까요?’ 하는 기도에 주시는 마음은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었다. 그리스도의 마음에 대해 성경은 예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수님이 자기자신을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였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시는 모습이다.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보고 듣는 것, 경험하는 것으로 자연스레 채워진다. 그렇게 우리의 사고와 관점이 형성되고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관점에 있는 사람과 더 친해지게 된다. 우리는 물질적인 부분이나 환경적인 부분에 있어 안정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동시에 관계에 있어서도 안정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된다. 좋은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가져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자칫 새로운 사람들과 계속해서 함께하고 그들을 섬기는 태도를 가로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아는 사실이다. 주님이 주시는 축복이 주님 자신보다 높아지면 그렇다.
예수님이 이 땅에 계실 때 그와 함께한 제자들을 보면 그들은 제 각각 달랐다. 성격도 다 다르고, 직업도 다양했고, 열심당원처럼 자기 주장이 확실한 사람들도 있었으며, 당시 민족으로부터 왕따당하는 세리도 있었다. 예수님은 그 공동체에서 누구보다 똑똑하고 탁월한 지혜를 가지셨지만 그들과 함께 어울리셨고, 그들을 섬기셨다. 당시 유대인들이 주장했던 할례와 율법을 그분도 행하셨지만 그 안에 갇혀 계시지 않았다. 제도와 틀이 필요한 것이 내 마음과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을 재는 기준이 아니라 사람을 섬기기 위한 것임을 아셨고 사용하셨다. 왜냐하면 그분이 율법을 제정한 분이셨고, 아버지의 마음을 아셨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도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틀이 존재한다. 무엇이 맞고 틀리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마음이 있는지 주님 앞에 함께 조명해보자. 교회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전에 우리가 훈련받고 공급받도록 주님이 선물로 주신 귀한 곳이다. 어떤 곳보다 그리스도를 바라보기 쉬운 이 영적 공간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배우길 원한다. 앞으로 새롭게 계속해서 마주하는 관계에서 때론 다양한 사람이 있기에 혹 다른 의견이나 부딪히는 그 지점이 있을 수 있다. 그때에 그리스도를 깊이 마주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다. 그리스도의 마음, 겸손을 배우고 실습하는 시간이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마음 다해 구해보자. 진심으로 찾고 두드리는 자에게 높아져 있는 마음을 낮추시고 겸손함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섬기는 마음을 허락하실 것이다. 그분의 낮추심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부활의 영광으로 환하게 빛났음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