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MIND

“교회 밖 사람들이 더 복음적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우리교회 내에 복음을 들려줄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B2 course가 개설되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 모임을 통해서 성경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대학교 때 예수님을 믿었고,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의문을 가지고 성경을 연구해 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믿어지는 모태신앙인들보다 기독교 교리를 설명하는 데 있어도 조금은 더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려고 하는 편이다.

지난 몇 달간 B2 양육자들과 매주 만나서 성경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신앙질문들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하고 공부할 시간을 가졌는데 이 과정을 통해서 나도 참 좋은 시간이 되었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 관한 이 놀라운 소식을 잘 전해주고 싶은 열정도 많이 생겼고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도 훨씬 커졌다.

교회 안에 이미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경공부와 믿도록 도울 목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많이 다른 것 같다. 이미 믿는 분들에게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말하게 되는 반면 밖에 나가서 전도를 하거나 교회 내에서 복음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다보면 모든 주제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아직 믿지 않는 분들과 신앙적인 대화를 할 때 더 복음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예수께서 사마리아 수가 성에서 여섯 번째 남자와 동거하고 있는 행실 좋지 않는 한 여인과의 대화(요한복음 3장)에서 가장 영적인 대화가 이뤄졌다. 나도 교회 밖에서 주님의 잃어버린 양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 귀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 내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고, 그분의 사랑의 절정인 그 십자가를 가장 열렬히 변호하게 된다. 그래서 전도하고 나면 그렇게 내 영혼이 기쁜가 보다.

교회 내에서 일단 예수를 믿는다고 전제를 갖고 대화를 하는 경우를 보면 우리의 일상의 이야기, 그리고 그것에 대한 도움을 구하는 기도제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공부와 직장, 진로, 결혼 이야기, 배우자와 자녀, 생활비, 재테크… 물론 우리의 일상이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삶의 일부분으로 영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세상에 대한 염려와 세상에 대한 사랑에 머무는 건 아닌가 싶다.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라(골 3:17)고 했는데 우리의 일상까지 그리스도 안에서 조명하는 대화가 될 수는 없을까? 오히려 그런 식의 대화를 시도하는 그 자체가 어색하고 생뚱맞게 여겨지는 이유는 뭘까?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원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까지 중심에 계시게 하고 싶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서도 이런 그리스도를 아는 고상한 지식이 나와 우리교회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엡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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