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 주부터 시작했던 개인 골방 세우기 프로젝트 모임을 이번 주에 마치게 되었다. 원래는 일주일에 두 번 월요일과 금요일 저녁 10시부터 11시까지 했었는데, 중간에 너무 벅차서 금요일 하루로 변경했다. 이 모임의 목적은 개인이 말씀 묵상과 기도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데 있었다. 그래서 1시간 동안 성경묵상과 기도를 나눠서 진행했다. 성경은 covid19이 생기면서 종말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아서 요한계시록을 택해서 진행했다.
1시간 안에 말씀연구와 기도를 하려니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성경이 요한계시록인 데다 분량도 많을 땐 2장까지 되었는데 그것을 이해되게 설명하려니 참 어려웠다. 이 책을 두 번 강해 설교하고, 부활절 수련회에서도 전체적으로 설교한 적이 있어서 낯설지는 않아도 배경 설명할 게 많아서 이번에 다시 꼼꼼히 연구했다. 여러 권의 주석들을 참고하다 보니 분량이 많아서 꼬박 하루 이틀은 잡아야 했다. 거기다 동영상까지 제작해서 올렸으니 진짜 일주일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지나갔다.
그렇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던 모임을 이번 주에 마무리하게 되니까 시원섭섭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그래도 끝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이 채워지는 은혜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꾸준히 자리를 지켜준 사람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한 분 중에 아르헨티나에 계신 성도님 한 분이 계셨다.
예전에 런던에 관광차 오셨다가 우연히 주일예배를 우리교회에서 드리셨다가 너무 좋아서 이후에도 계속 온라인으로 함께 하시던 중, 이 모임에 대한 광고를 듣고 참석하셨다. 한국말보다 스페인어가 더 편하신 분인 줄 모르고 모임 시작 기도를 부탁드렸을 때 고개를 절레절레하셨던 분이 어려운 요한계시록 공부를 끝까지 잘 따라오셨다. 이번 주 마지막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였다’라고 하셨다. 특히 이번 주 수요예배를 우연히 유튜브에 창이 떠서 참여했는데, 진짜 기도할 줄 모르는 자기가 30분 개인기도 하는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을 경험하고서 이건 자기에게 ‘기적’이라 하시며 대개 좋아하셨다. 사모하는 이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했다.
covid19 때문에 온라인 모임으로 전환할 때, 이번에 개인 골방을 꼭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그 주님의 마음이 지금도 떠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또 다른 모임을 만들기보다 기존에 있는 예배와 소모임이 더 풍성하고 생명력 있는 자리가 되도록 하고, 새롭게 추가할 부분은 개인적으로 정말 주께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영상들을 꾸준히 제작해서 올릴 생각이다. 그래서 목회자와 공동체가 도와주는 부분과 개인적으로 헌신해야 할 부분의 균형을 맞추어가려고 한다.
마르다가 예수님이 집에 오셨다고 이리저리 쫓아다니며 식사 준비에 바빴지만,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마르다가 이것에 대해서 불평을 했을 때, 예수께서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하셨다. 최근 업데이트된 헬라어 본문에는 ’몇 가지만 하든지‘라는 말이 빠지고 그냥 ‘한 가지만으로도 족하니라’로 되었다고 한다.
확실히 많은 일과 모임보다 빼앗기지 않을 중요한 한 가지를 붙잡는 게 중요하다.